에이스웰딩테크
2010. 6. 14. 10:46
2010. 6. 14. 10:46
이렇게 초록 잎이 살랑살랑 반짝 반짝거리고 초록이 짙어가는 이 즈음이면 생각나는 아이....
초등학교 시절의 그 아이가 떠오르면 나는 문득문득 입가에 흐르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이름도 얼굴도 지금은 기억도 잘 안 나는 초등시절 그 아이...
나는 초등 시절에 그네 타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학교 운동장 한쪽 구석의 큰 느티나무 옆에 축 늘어져 있던 3개의 그네...
그네 타기를 무척이나 좋아한 나는 항상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등교를 하곤 했었다.
그날도 그랬었다.
등교를 하면서 항상 그네를 쳐다보곤 하는데 3개의 그네 중의 하나는 어떤 아이가 항상 앉아서 흔들흔들 타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참 일찍도 오네~' 하면서 아침 자습 중에도 빨리 나머지 그네에 먼저 가서 타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침 자습을 마치고 느티나무옆 그네에 가 보면 벌써 다른 아이들이 나머지 2개를 차지하고 타고 있었다.
간발의 차이인 것 같아 아쉬웠지만....
줄을 서서 기다릴 생각으로 줄을 서는데 항상 먼저 와서 그네에 앉아 흔들거리던 그 아이가 '타라'하고 일어서며 내게 그네를 넘겨주는 것이었다.
난 너무 기뻐서 그네를 받아들고 신나게 타고 아이들과 느티나무 닿기 내기도 했었다.
유난히 겁이 많았지만 그네를 탈 때만큼은 아무 두려움도 없이 그네가 뒤집힐 만큼 하늘 높이 날아올라 느티나무를 닿곤 했었다.
나에게 그네를 넘겨주던 그 아이 덕분에 그날도... 그 다음날도 그네 타기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그렇게 늘 반복되던 어느 날 난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항상 저 아이가 내게 그네를 넘겨주는 것일까...
처음엔 당연히 내 차례인가 보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 아이는 내가 그네 타는 걸 좋아하는 것을 알고 최고로 일찍 등교해서 항상 그네를 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는 너무 어려 그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지나쳤는데...
어느 날 문득 지난 세월 속에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이 생각났고 그 뒤론 문득문득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특히,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느티나무의 잎이 초록으로 짙어지는 이 즈음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아이가 더욱 생각나곤 한다.
너무나 순수했던 그 시절... 이름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그 아이도 지금은 어느 이쁜 가정의 성실한 가장으로 잘~ 살아가고 있겠지~
누구의 기억 속에라도 있을 듯한 이쁜 기억...
싱그런 초록의 반짝거림이 너무나 예쁜 오늘 그때 그 시절의 친구들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내 귓전에는 어느새... 넓은 운동장을 이리저리 가로질러 뛰어다니며 깔깔거리던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2010. 5. 20 밀루유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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