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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전쟁을 펼치던 통신사들이 거실과 주방 등 가정으로 전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아예 아파트 건설사와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통신사들의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의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IoT 서비스 초기에는 스마트폰과 TV를 연동해서 스마트폰 콘텐츠를 TV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 서비스가 발전해서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통신사와 건설사의 제휴협력 추진도 활발해지면서 집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시대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통신회사들은 일제히 미래 먹거리로 홈 IoT를 낙점했다. 이 시장에서 경쟁에 이기려면 각종 장비나 단말 제조사와 건설사들이 통신회사의 홈 IoT 플랫폼에 쉽게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형성되는 생태계가 풍부한 통신사가 홈IoT 시장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 홈 IoT 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통신사들의 생태계 주도권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18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는 통신사 홈 IoT'에 따르면 국내 홈 IoT 시장은 올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해 오는 2018년에는 18조9122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제조사와 건설사들이 사이에선 통신사들이 만든 IoT 플랫폼을 접목시켜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SKT, '플랫폼 강화' 자체가 전략

SK텔레콤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통신사다. SK텔레콤은 '스마트홈'이라는 브랜드를 지난 5월 선보이면서 도어락(아이레보), 제습기( 위닉스), 보일러( 경동나비엔), 가스밸브차단기(타임밸브) 등을 선보였다. 지난 7월에는 '스마트홈 인증 아파트를 도입하기 위해 정우건설산업과 손을 맞잡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는 개념을 넘어 '플랫폼' 구축 자체에 전략을 맞추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취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피력한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주도해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해 나가겠단 포부를 밝힌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SK텔레콤 은 특히 기업간 거래(B2B)에 초기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기에 플랫폼을 강화해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활이다. SK텔레콤은 31개 제조사와 함께 41개 제품을 연동해 출시하거나 이미 상용화 한 상황이며, 제품들 중 절반 가량은 오는 2016년 1.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SK텔레콤이 직접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 모두 기존 제조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자사 IoT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일부 건설사들과도 아파트 분양시 홈 IoT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접 홈IoT 제품을 양산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것도 가능한 일이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최근에는 국내 중견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SK텔레콤 스마트홈 브랜드를 자사 제품에 부착해 판매하는 등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폭 넓히는 KT,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홈 IoT 시장에서 B2B 보다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에 더 공을 들였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제품을 제작해 자사 IoT 플랫폼을 적용시켜 직접 판매하는 형식을 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선보인 IoT@홈 서비스가 출시 두 달만에 3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 수치는 일 평균 500명 이상이 꾸준히 IoT 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IoT 서비스가 열림감지센서, 가스락, 스위치, 에너지미터, 플러그, 허브 등의 6종임을 감안하면, 판매된 기기수는 수 만대다.

KT도 IoT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 국내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참여한 국내 최대규모의 IoT 사업자 연합체 '올레 기가 IoT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가전회사 넘어 건축회사와도 제휴, 전 생활에 스며드는 IoT

통신사들이 IoT를 위해 접촉하고 있는 기업들의 영역이 넓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SK텔레콤은 정우건설산업 등 다양한 아파트 건설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국제가전전시회(IFA)에 부스를 내고 가전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에 단독 부스를 내고 홈 IoT 제품들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 류창수 홈솔루션사업담당은 "통신사로서 이례적으로 건축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향후 주택 건설 시 홈 IoT가 필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건설사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단순히 가전제품 하나를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집 자체를 언제 어디서나 제어할 수 있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스페일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개인비서 플랫폼인 '비미 플랫폼'과 스마트폼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인비서가 내가 도착하기 전에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을 스스로 움직여 가장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홈과 개인비서 플랫폼의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oT 서비스는 나아가 자율주행자동차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와 지연시간이 없는 5세대(5G)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와 도로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자동으로 주행하는 차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율주행자동차는 스마트홈과도 정보를 주고받아 집에 도착하기 전에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수도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황창규 KT 회장은 "5G가 상용화되는 2020년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움직이는 사무실이 되고 운전면허증은 사라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기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대용량의 데이터가 오고갈 수 있는 5G 통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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